2001년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orld Trade Organisation) 제4차 각료회의는 21세기의 새로운 국제경제 질서를 정립하기 위한 다자통상협상의 공식의제로 도하개발아젠다(Doha Development Agenda)를 채택하였다. 지난 1998년 5월 제네바에서 열린 제2차 WTO각료회의에서 그동안 뉴라운드(New Round)로 불려온 UR 후속 다자통상협상에 관한 논의를 개시한 지 3년 반만의 일이다.
이번 협상은 몇 가지 측면에서 전후 브레튼우즈체제에서 진행된 모두 8차례의 무역협상과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 이전 협상이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의 철폐, 통상규범, 서비스, 지적재산권, 통상분쟁해결절차 등과 같은 자유무역의 확대를 다룬대 반해 이번 협상은 환경, 공중보건, 개도국 빈곤, 지속가능 발전 문제와 같은 전통적인 통상영역 밖의 문제들을 협상의제로 설정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그간의 협상을 통해 무역장벽을 제거하고 교역증대를 통한 세계경제 성장을 이룩한 것은 사실이나, 자원 고갈, 부의 편재, 환경 및 위생여건의 악화 문제 등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으며, 이들이 다시 세계경제의 지속성장을 저해하는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는데 대한 국제사회의 공동 인식을 반영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국제적 공감대의 이면에는 여전히 국가적 이해타산에 따른 회원국간 이견과 갈등이 존재한다. 특히 환경의제에 대한 협상여부를 둘러 싼 선진국과 개도국의 대립, 심지어 선진국 내부의 이견은 지난 뉴라운드 출범을 목표로 했던 1999년의 제3차 WTO각료회의를 무산시킬 정도로 심각한 양상을 보인 바 있다.
도하개발아젠다 협상은 관세를 비롯한 비관세장벽의 감축을 포함하는 새로운 무역규범의 수립뿐만 아니라 환경협정(MEA)과 WTO 자유무역규범의 관계, 환경상품 및 서비스시장 개방, 환경정책과 통상정책의 상호효과에 대한 검토, 생물다양성 보호 및 환경목적의 라벨링 등과 같은 환경·무역 연계문제에 대한 새로운 규범형성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대외 지향적인 고도성장의 정점에선 우리나라의 환경통상정책에 상당한 방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본고는 도하개발아젠다로 불리는 WTO 제4차 각료회의 각료선언 제6조에 강조된 바에 따라 도하개발아젠다 협상에 따른 무역 자유화가 국내 환경오염 배출량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분석하고, 자유무역 확대를 통한 경제성장과 환경보호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환경정책 측면의 시사점을 도출할 목적으로 작성되었다. 본고의 1장에서는 도하개발아젠다의 의의, 협상 개요, 환경관련 의제 논의동향 등을 을 중심으로 도하개발아젠다와 환경의 관계 및 도하개발아젠다 협상의 환경파급효과 분석 의의를 살펴본다. 본고의 2장에서는 무역정책 또는 무역자유화의 환경파급 효과를 규명하기 위해 제시된 다양한 분석방법론과 선행 사례연구 결과들을 고찰하고, 본 이용될 분석 방법론을 도출한다. 본고의 3장에서는 도하개발아젠다 협상으로 예상되는 무역자유화가 우리나라 경제 및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본고의 4장에서는 분석결과에 따른 정책 시사점과 후속 연구과제들을 점검한다.